미국 들여다보기
-
독수리와 봉황미국 들여다보기 2023. 3. 2. 01:51
각 나라의 가장 기본적인 상징은 그 나라의 국기다. 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미국의 성조기가 나라의 상징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기 이외에도 그 나라를 상징하는 것들이 있다. 미국의 경우 The Great Seal of the United States(국장 國章 또는 대문장 大紋章)가 그렇다. ‘미국 국장이 뭐지?’하고 힘들여 찾을 필요 없다. 1달러 지폐의 뒷면에 국장의 앞면과 뒷면 둘 다 그려져 있다. 그중에서 오른쪽에 있는 국장의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가 미국의 나라새(국조 國鳥)다. 1782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의회에서 나라새를 정했다고 한다. 이제 독수리가 들어있는 이 미국 국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독수리 가슴에 있는 방패의 상단에 파란 직사각형이 있고 그 밑..
-
편승에서 동참 그리고 앞에서 이끌기로미국 들여다보기 2023. 3. 2. 00:57
항공기 기내식을 공급하는 회사에 다니던 시절 이야기다. 항공기 기내식은 특별히 제작한 철제 상자(카트 cart)에 넣어 비행기로 보낸다. 비행 중 식사 시간에 승무원이 통로로 밀고 다니는 그 상자를 말한다. 그 철제 상자 밑에 바퀴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음식을 가득 넣으면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밀 때 어느 정도 힘을 주어야 한다. 그 철제 상자를 비행장으로 운반하기 위해 회사 트럭에 싣는 곳(디스패치 dispatch)을 지나가던 길이었다. 중년 여성이 그 철제 상자를 밀고 있기에 도와주려고 웃으면서 물었다. “내가 도와줄까? 넌 여자잖아.” 그러자 그 중년 여성이 정색을 하고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너, 그렇게 말하면 차별(discrimination)이야.” 일상생활에서 자주 말하는 단어가 아니었는데..
-
영어야, 네가 고생이 많다미국 들여다보기 2023. 3. 1. 21:01
비행기 탑승객에게 제공하는 기내식을 만드는 회사에 다닐 때이다. “몽그레이 줄래?” “뭐라고? 뭘 달라고?” “몽그레이.” “몽그레이?” “그래. 몽그레이.” “몽그레이? 몽그레이가 뭐야?” “어라? 몽그레이를 몰라?” “모르겠는데? 몽그레이가 뭐지?...” 항공기 탑승객에게 제공할 기내식을 직접 만드는 쪽에서 일하는 중년 월남 여성이 내가 일하는 스토어룸(storeroom 창고/저장고)에 와서는 몽그레이가 필요하니까 달라고 했다. 스토어룸에서 일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거의 모든 품목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몽그레이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몽그레이가 뭔지 알지 못하니까 그녀는 스토어룸의 월남 남자 직원에게 “야, 이 사람 영어 할 줄 알기는 하는 거야?” 하고 물었다. 아니 세상에, 내 영어 실력을..
-
위시본, 누구의 소원이 이뤄질까?미국 들여다보기 2023. 2. 27. 12:22
닭이나 칠면조를 통으로 먹다 보면 가슴 쪽에서 한글의 ㅅ자 모양 또는 영어의 Y자 모양의 뼈가 나온다. 조류의 가슴뼈 앞에 있는 ㅅ자 또는 Y자 모양의 이 뼈가 바로 위시본(wishbone)이다. 한자로는 창사골(暢思骨) 또는 차골(叉骨)이라고 하는가 보다. 이 뼈를 왜 위시본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뼈니까 뼈를 뜻하는 영어인 본(bone)이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뼈에 뭔가를 바라거나 소망한다는 의미를 가진 위시(wish)라는 단어는 왜 붙인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뼈를 이용해서 소원(wish)이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마주한 두 사람이 이 뼈의 갈라져 나간 양쪽 끝을 각각 잡는다. 그런 후 힘을 주어 잡아당긴다. 그러면 뼈가 나뉘어지는데 이때 위에 자..
-
미국에서 영어로 말하면서 살기미국 들여다보기 2023. 2. 27. 12:10
어떤 사람이 미국 관광 갔다 온 친구를 만나서 물었다. “자네 미국 관광 갔었다면서?” “음. 갔다 왔지.” “그런데 자네는 영어 좀 해?” “영어? 아냐, 영어 못 해. 영어는 무슨…” “그래? 그럼 미국에서 고생 좀 했겠는 걸?” “고생은 무슨. 나는 고생 안 했고, 거기 있던 미국 사람들이 고생했지.” 물론 우스개 소리이다. 그렇지만 뼈 있는 우스개 소리이다. 기본적으로 관광객은 돈을 쓰러 간 사람이다. 그러니 관광객이 돈을 쓰게 해야 할 관광지 사람들이 어떻게 하든 관광객을 만족시켜 돈을 받아내야 한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미국 상인은 관광객의 영어 실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관광객 지갑 속에 있는 돈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관광객이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거기에 맞춰서 영업을 하면 된다...
-
규정과 규칙을 잘 지키면미국 들여다보기 2023. 2. 20. 14:17
“여러분, 우리가 음식을 비위생적으로 다루었다가 3만 피트 상공의 비행기에서 승객 수 백 명이 동시에 아프다면 그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위생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위생 관리를 잘해주시기 바랍니다.” 직속 상사인 매니저 밥(Bob)은 수시로 위생에 대해 강조했다. 항공기 운항 고도인 3만 피트(약 만 미터) 상공에서 승객 수 백 명이 동시에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한 때 근무했던 항공기 기내식 공급 회사는 항공기 탑승객이 먹을 음식을 항공사에 공급하는 회사였다. 비행기 안에서 식사 시간이 되면 승무원이 밀고 다니는 철제 박스인 카트를 보았을 것이다. 그 카트 안에 들어가는 음식을 다루는 회사이기 때문에 위생에 대단한 관심을 기울였다. 회사 내 위생의 출발점은 손 씻기였다...
-
미국에서 상 주는 방법미국 들여다보기 2023. 2. 17. 13:47
마지막으로 상을 받은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까마득할 때인 나이 마흔 넘어서 미국 땅 직장에서 주는 상을 받았다. 항공기 기내식을 제공하는 회사에 근무할 때에 이달의 사원(Employee of the Month) 중의 한 사람으로 선정된 것이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상했던 모양이었다. 이달의 사원에 선정되면서 받은 것은 Certificate라는 이름의 종이 한 장과 회사 로고가 자수로 놓아진 모자 하나와 스웨터 한 장 받았고 회사 내 높은 사람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한국에서 ‘상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학교에서 수여한 상장(또는 표창장)일 것이다. 조금 빳빳한 마분지 또는 켄트지에 내용의 처음 부분이 ‘위에 적은 사람은’으로 시작해서 오른쪽 밑에 ..
-
미국에서 만나는 종교의 자유미국 들여다보기 2023. 2. 13. 09:10
16. 2022 유럽 대륙에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 땅에 도착한 사람들 중에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종교에 대해 퍽 관대한 편이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첫 직장이었던 항공기 기내식 공급회사에서 제일 처음 만난 놀라운 광경은 라커룸에서 기도하는 이슬람교인인 무슬림이었다. 라커룸 바닥에 자리를 펴고 절하면서 기도하고 있는 무슬림을 보았다. ‘아니, 지금은 근무 시간이 아닌가… 근무 시간 중에 일은 안 하고 기도를 드려도 되나?’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 정해진 시각에 기도를 한다. 그 기도하는 시간은 직장에서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들었다. 만약 기도 시간을 보장하지 않으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근무 중 드리는 기도는 후일 다른 직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