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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별 미친……버지니아 우체부 이야기 2023. 1. 26. 13:23
편지를 보내는 방법 중에 하나는 편지를 우체통에 집어넣는 것이다. 우체국 사람이 그 속에 있는 우편물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미국 우체통은 파란색이어서 우체국 사람들은 블루박스(blue box)라고 부른다. 대다수의 블루박스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
블루박스에는 발송용 우편물을 투입해야 하는데 엉뚱한 것을 집어넣는 사람이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관내의 블루박스에 쓰레기를 집어넣는 사람이 있다.
오래전에 그 사람이 블루박스에 쓰레기를 집어넣고 돌아서는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다. 홈리스였는데 전화기로 그 사람을 촬영했다. 그리고 그날 일을 마치고 사무실에 복귀해서 그 사진을 슈퍼바이저에게 보여주면서 이 사람을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관내 우체통에 누군가가 쓰레기를 넣는다는 것을 슈퍼바이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별 말을 하지 않고 나지막하게 그런 얘기를 했다.
“만약에 쓰레기가 아니고 뱀을 집어넣으면 어떻게 할 거야……”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랬다. 이 사람을 처벌한들 종신형이 선고될 것은 아니다. 나중에 감옥에서 나온 후에는 더 심한 것을 우체통에 넣을 수 있다. 우체통에 쓰레기를 넣는 사람이 그보다 더한 것인들 넣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미 말했듯이 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체통 안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한 적도 있으니 불 붙인 종이를 집어넣을 수도 있을게 아닌가. 빈 술병을 발견한 적도 있었는데 그 얘기는 우체통 안에 물을 부어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가 쓰레기를 우체통에 넣더라도 우체국에서는 그 정도 선에서 받아주는 것이 더 험한 꼴 보는 것보다 낫다. 결국 피해가 적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별 미친놈이 다 있다.
우체통 안에서 10파운드짜리 아령을 발견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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