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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유곡나루 - 곽재구
    시(詩), 노래가 되다 2023. 10. 16. 05:12

     

     

    곽재구의 시 <유곡나루>,

    정태춘의 노래 <나 살던 고향>.

     

    정태춘의 노래

     

    https://youtu.be/77o51BE6j8U?si=MsWr8yEMcnyRPh7g 

     

                  나 살던 고향은

     

                                            노래 정태춘

     

    육만엥이란다 후꾸오까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뻐스 부산 거쳐 순천 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 나루 음~

    아이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장화 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관광객들

    삼박사일 풀코스에 육만엥이란다

    어허~ 초가지붕 우~로 피어오르는 아침햇살

    신선허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니빠나 모노 데스네 니빠나 모노 데스네

    개스 불에 은어 소금구이 혓바닥 살이살살 굴리면서

    신간센 왕복 기찻값이면 조선관광 다 끝난단다

    음~ 음~~ 육만엥이란다

     

    어허~ 초가지붕 우~로 피어오르는 아침햇살

    신선허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나빠나 모노 데스네 니빠나 모노 데스네

    낚싯배 접고 고무장화 벗고 순천에 특급호텔 사우나에 몸 풀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 가시내들 서비스 한번 볼만한데 음~ 음~~

    환갑 내기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그 맑은 몸값이 육만엥이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나니나니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굴뚝 없는 산업현장이라며 관광산업을 장려하던 시절.

    그 관광산업이라는 게 가까이 사는 일본 사람들의 기생관광을 뜻하던 시절.

    기생관광이라는 게 매춘관광을 둘러말하는 것이던 시절.

     

    곁에서 지켜보던 시인이 시를 지었다.

     

    그 시를 본 가수가 노래를 만들었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유곡나루

     

                                 곽재구

     

    육만 엥이란다

    후쿠오카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버스 타고

    부산 거쳐 순천 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장화 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사일 풀코스에 육만 엥이란다

    초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아침 햇살

    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니빠나 모노 데스네 니빠나 모노 데스네

    가스불에 은어 소금구이 살살 혀 굴리면서

    신간선 왕복 기차 값이면 조선 관광 다 끝난단다

    육만 엥이란다 낚싯대 접고 고무장화 벗고

    순천 특급 호텔 사우나에 몸 풀고 나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서비스 볼 만 한데

    나이 예순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 받고

    아이스박스 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맑은 몸 값이 육만 엥이란다

     

     

    노래 마지막 부분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하는 부분은 시에서는 없다. 시인의 허락을 받고 추가했다고 한다. 음반에서는 '나니나니나'로 되어있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대놓고 욕을 한다.

    그 욕이 뭔지 궁금하시면,

     

    https://youtu.be/oytxg0cDOCc?si=Er6Xyr8lhnvdpwC1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두 번 놀랐다. 전주와 반주를 들으면서 1930년대에 활동하던 작곡가 박시춘의 음악과 기타 연주가 떠올랐기 때문이고, 중간에 손풍금(아코디언) 연주가 삽입되어서이다. 이 노래는 1990년대에 발표되었는데 말이다. 박시춘의 대표곡으로는 애수의 소야곡, 신라의 달밤, 비 내리는 고모령, 전우여 잘 자라,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이 있다.

    ---------------

     

    우리는 그런 시절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해외로 가는 비행기가 여의도에서 뜨던 시절에 머나먼 독일 땅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내서 차관을 얻었고, 월남 땅에 파견한 젊은 병사의 목숨 값으로 힘센 나라의 원조를 얻었다. 청계천에서 구로동에서 어린 소녀들이 파리한 형광등 불빛 밑에서 먼지를 마셔가며 밤새 재봉틀을 돌렸다. 숨이 턱턱 막히는 중동의 뜨거운 모래사막에서 도로를 깔았다. 골목마다 돌아다니면서 '머리카락 팔아요'를 외쳐서 모은 것으로 가발 만들어서 팔았고, 개껌이라는 이름의 애완견 간식거리를 수출했다. 그리고 이 시와 노래에서 보듯이 성을 팔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까 기성세대에게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냐'라고 비난하면 안 된다.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대로 힘들게 살아왔다.

     

    이제 우리도 좀 살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필리핀에서, 태국에서 잘하고 있는 것일까? 세계 방방곡곡에 태극기를 꽂아야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할 일이다. 매운 시어머니 밑에서 지낸 며느리가 세월이 지난 후에 '난 이것보다 더한 일도 당했어'하며 자신의 시어머니보다 더 매운 시어머니가 되어야 하겠는가. '난 그랬지만 너는 그래서는 안된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자주 월남 땅에 남겨진 아이들을 생각한다. 엄마는 월남 사람이지만 아빠가 한국 사람인 아이들. 지금은 중장년이 되었을 그 아이들. 월남에서도 한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야 했던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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