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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성에 가면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 노가바 2023. 12. 4. 04:34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있다. 심은경의 노래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2014년에 나온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이 부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1970년대에 활동했던 세샘 트리오의 1978년 발표곡이다.
https://youtu.be/Tlakhu5z9O8?si=NFgegAUoqWKC1F6U
나성에 가면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하늘이 푸른지 마음이 밝은지
즐거운 날도 외로운 날도 생각해 주세요
나와 둘이서 지낸 날들을 잊지 말아 줘요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 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 사랑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꽃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 보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예쁜 차를 타고 행복을 찾아요
당신과 함께 있다 하면은 얼마나 좋을까
어울릴 거야 어디를 가도 반짝거릴 텐데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함께 못 가서 정말 미안해요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이 노래를 가지고, 가사를 바꾼 것은 아니지만, 노래 자체를 변형시킨 경우가 있었다. 노래의 앞부분 네 마디마다 같은 멜로디의 반주가 있는데 이 부분을 이용해서 코믹 송(comic song) 즉 황당하고 우습고 재미있는 노래로 바꾸는 것이다.
방법은 이렇다. 노래 앞부분을 부른 다음 반주 부분에 ‘중간 생략 중간 생략’이라고 간주를 넣듯이 노래 부른다. 그런 다음 진짜로 노래 중간을 생략하고 노래 마지막 부분으로 넘어가서 끝맺는 것이다.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중간 생략 중간 생략
안녕 안녕 내 사랑 중간 생략 중간 생략
이렇게 해서 무척 황당한 노래가 되는 것이다. 70년대에 이렇게 변형되어 불렸던 노래는 사실 이 노래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즉 부를 노래는 따로 있는데 그 노래로 가기까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미리 깔아 두는 인트로에 해당하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었던 그날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30여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친교를 나누고 있었다. 사회자가 한 젊은이의 노래를 듣겠다고 소개했다. 기타를 메고 나타난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지금부터 명곡을 부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곡? 어떤 명곡? 뭘 부르려는 것이지?’하고 궁금해했다. 명곡을 부르기를 기다리는 청중 앞에서 이때 그는 두 손을 모아 입에 댄 후 크게 소리쳤다.
“명곡아!!!”
“명곡아!!!”
박장대소. 명곡을 부르기는 했으니까. ‘명곡을 부르겠다’라는 말의 ‘부른다’는 것은 ‘노래를 부른다(唱 창)’에서도 쓰이지만 ‘사람을 부른다(呼 호)’에서도 사용되는 것을 이용한 농담인 것이다. 요즈음은 이런 것을 아재개그라고 하지만.
이렇게 명곡을 두 번이나 불러서 분위기를 풀어준 후 이번에는 ‘나성에 가면’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아, 이게 진짜구나… 명곡을 부른다는 것은 농담이었고…’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없으므로 ‘간단히’ 부르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간단히’ 부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기타로 이 노래의 전주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앞에서 든 것처럼 노래를 줄여서 부르는 것이다. 명곡 부르기에 이어서 다시 한번 웃음이 터지고 분위기는 더욱 풀어졌다. 그러고 난 후 원래 준비한 곡을 노래했다. 그냥 노래 한 곡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이런 3단 각본으로 노래를 부름으로써 모두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이 노래에 ‘나성’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성’이 어디기에 거길 가면 편지를 보내 달라는 것일까? 나성은 한자인데 羅城이라고 쓴다. 그리고 이 나성은 미국 서부의 로스 엔젤레스(Los Angeles)를 말한다. 미국 내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로스 앤젤레스와 나성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로스 앤젤레스가 나성이 되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중국어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성(羅城)의 성(城)은 중국어에서 ‘도시’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나성(羅城)의 나(羅)는 중국어로 읽으면 ‘로’가 된다. 즉 로스 앤젤레스의 첫 글자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나성은 ‘로’스 엔젤레스라는 큰 ‘도시’라는 것이 되어 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중국어의 이런 작명법은 싱가포르(Singapore)에서도 나타난다. 싱가포르를 중국에서는 新加坡(신가파)로 적지만 예전에는 성항(星港)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성항(星港)에서 성(星)의 중국어 발음이 ‘싱’이어서 ‘싱가포르’의 첫 발음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로스 앤젤레스를 나성이라고 부르지만 지금 중국은 洛杉矶(Luòshānjī)라고 적는다. 번체로는 洛杉磯가 된다.
다음에는 영화에 나왔던 심은경의 ‘나성에 가면’ 보너스.
https://youtu.be/xDFvQqDtWac? si=C0bn_96 Yfbo5 li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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